윌 스미스의 새 영화가 개봉 대기 중인 것은 알고 있었고, 티저 트레일러를 보면서 '흡혈귀 블록버스터'란 장르가 하나 생기는 건 아닐까 궁금해 하기도 했었는데, 이 영화의 원작이 버젓이 존재하는 줄은 몰랐군요. 그것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유명한 고전 호러물이라는 것도. 1954년에 나온 리처드 매서슨의 동명의 소설 <나는 전설이다>을 영화화한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의 예고편 동영상을 오늘 보았습니다. 영화 홈페이지와 애플 Traliers에서 제공하는 트레일러와는 좀 차이가 있군요. 어떤 버전이 극장에 걸리는 정식 예고편으로 들어가는지는 모르겠어요. 최근에 영화를 극장에서 보신 분이면 벌써 극장에서 돌아가고 있는 걸 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마 IGN 버전이 정식 예고편인 듯 한데, 여튼 두 개 동영상을 모두 올려 봅니다. (사족이지만 mncast의 동영상들은 광고 전략 때문에 이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새로운 수익 모델 운운하더니, 본 영상 귀퉁이에까지 광고 그림을 띄워놓아서 감상을 방해하는 센스는 뭐랍니까? 공짜로 보니 참으라는 건가요? ;)
IGN 버전 정식 예고편(인듯 한...)
Apple Trailers 사이트에 공개되어 있는 공식 트레일러
몰랐던 사실이지만 원작 소설에 대한 간단한 스토리 소개와 리뷰들을 둘러 보면, 원래의 분위기는 꽤나 어두운 모양입니다. 수많은 변주가 존재하는 인류종말물의 하나이지만 <나는 전설이다>의 주인공 로버트 네빌은 혼자 '살아남긴' 했어도 혼자 '살고 있는건' 아닌 거지요. 다시 말하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모두 죽은 애들은 문자 그대로 '죽은' 게 아니라, 밤이 되면 다시 살아나서 주인공의 피를 빨려고 덤벼드는 흡혈귀로 변신하는 겁니다. 얘네들도 흡혈귀이니만큼 낮에는 활동을 못하고 햇빛도 보지 못해서 주인공이 열심히 심장에 말뚝질해가며 돌아다니지만, 밤에는 마늘에 십자가를 둘러 메고 그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 이웃들을 상대로 피터지는 싸움을 반복해야 하는 거지요. 거기에 단순히 흡혈귀와 인간의 싸움만이 중심이 아닌 무거운 주제들을 싣고 있기 때문에 <나는 전설이다>가 지금까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흡혈귀 소설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겠지요. 주인공은 어제까지 이웃이었던 흡혈귀들과만 싸워야 되는 것이 아니라 홀로 남겨졌다는 데서 나오는 필연적인 공포와 고독과도 싸워야 하고, (스포일러가 될지 몰라 가려둡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이 글에서 많은 부분의 표현과 내용들을 차용한 리뷰의 원문을 보시길.) 병에 걸리지 않은 개를 발견하고 모든 애정과 희망을 쏟아붓지만 결국 그 개가 병에 걸려 죽어버리는 엄청난 절망과도 맞닥뜨려야 합니다.
이렇게 심각하지만 매력적인 설정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에 이후에 등장하는 소설과 영화, 특히 좀비들이 등장하는 호러 무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겠지요. 또한 전에도 <지구 최후의 인간 The Last Man of Earth>와 찰턴 헤스턴이 주연을 맡았다고 하는 <오메가 맨 The Omega Man>으로 두차례나 영화화 될 수 있었겠구요. 어떤 사람들은 원작 소설의 주된 줄거리를 관통하고 있는 인간에 대한 탐구를 무시하고 흡혈귀가 좀 나오는 윌 스미스의 새로운 헐리웃 액션 영화가 될 거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저도 비슷한 공감이 드는데, 다리 폭파 장면으로 시작해서 아침, 낮, 밤으로 나뉘어 흥미를 돋구는 쌔끈한 예고편을 보니 액션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까만 슈트 대신 까만 점퍼를 입고 외계인 대신 흡혈귀들과 싸우는 <Man In Black Against Vampire>라고나 할까요.
그런 말들도 다 맞고 좋은데, 그래도 조금은 식상해 질 수 있는 이 세번째 영화화에 조금 더 기대를 걸어보는 이유는 <나는 전설이다>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즐거움 때문입니다. 헐리웃 영화이니만큼 중간중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유머들도 적당히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새롭진 않지만 장소를 옮겨 흡혈귀들과 목숨을 걸고 싸우는 윌 스미스의 액션을 다시 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구요. 또한 극적으로 진일보하고 있는 영화 기술과 CG의 축복에 힘입어 새롭게 태어난 황폐한 대도시와 뱀파이어들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기대 요소입니다. 비록 상상은 할 수 있었겠지만 예전의 영화에서는 텅 비어 있는 대도시의 황량하고 황폐한 풍경을 풀샷으로 자세히 묘사하고 끝도 없이 멈춰 있는 차들 사이를 사슴들이 뛰어가는, 그런 종류의 시각적 즐거움은 느낄 수 없었겠지요. 그래도 원작 소설이 가지고 있는 무거움과 통찰은 어느 정도 보전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고... 그나저나 이거 책도 안 읽고 영화도 안 봤으면서 무슨 얘기를 해대는 건지. 영화관에 가기 전에 얼른 원작부터 빌려서 일독해 봐야 겠습니다. ㅎㅎ
여튼 기대를 하고 있는 건 있는 거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요즘 건조한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게 언젠지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 예전에는 그래도 나름대로 <하나-비>의 재상영관을 혼자 찾아 넓은 영화관에서 홀로 영화를 보고 온 기억도 있고, 한국의 앙드레 바쟁이 되자! 라는 모토 아래 KINO와 영화 관련 서적들을 참고서보다 더 열심히 봤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렇게 영화를 사랑하던 무비보이는 사라지고 어느새 늙어버린 준 아저씨가 되어 뒤만 돌아보는 한심한 모습이란 참. 이제 마를대로 말라버린 문화 생활에 물을 좀 뿌리기 위한 움직임을 좀 시도해 봐야 겠습니다. 영화가 됐든 연극이 됐든 뮤지컬이 됐든 콘서트가 됐든, 더 이상 그저 그렇게 퍼석퍼석하고 무미건조한 공돌이로 살고 싶진 않으니까요. 그런데, 한국에서 개봉할 때는 정말 <나는 전설이다> 라는 제목으로 개봉하는 건가요? <아이 앰 샘>은 어떻게 하라고?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니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니 <왓 위민 원트>니 할 때는 언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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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하반기 정말 기대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기대한 만큼 잘 뽑혀 나와야 될텐데요. ㅎㅎ
방문 감사합니다~